2011학년도 졸업반지 에피소드

2011학년도 졸업반지가 2월 18일 한국예술종합학교 발레과를 마지막으로 종료되였습니다.
아직 몇건의 A/S와 잘못된 시안으로 다시 제작이 진행중인 반지가 남아있긴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종료된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희에게 매년 1월과 2월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촉박한 일정과 졸업식이라는 마감일이 정해진 주문 상품을 제시간안에 제작/배송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뒤로 미룰 수 있는 시간이 없기에 한층 더 긴장케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긴장 상황은 어쩔 수 없이 밤샘작업으로 이어지고, 일정과 주문 상황을 체크하고 조정하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만들어 갑니다.
자~ 이제 들어가 볼까요!
택배기사의 충고
저희는 오픈마켓(지마켓, 옥션등)에서 파워셀로로 일부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업체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대한통운 택배와 계약을 해서 제품 배송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졸업반지도 이렇게 배송하곤 했지요, 다만, 배송시 분실등의 배송사고가 생기는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에 졸업반지를 배송한 다음날은 송장번호로 배송 추적을 하고, 받으시는 분께 전화를 해서 꼭 수령했는지를 확인하곤 합니다.
보통 10월에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은 10월 전에 졸업반지를 배송받기 때문에 그 시기에 몰려있는 학교의 담당택배기사를 수배해 놓기도 합니다.
그러던, 10월 어느날 배송사고가 생겼습니다.
보통 다음날 배송되어야 할 택배가 그 다음날도 배송이 되지 않았고.....
그날 저녁, 담당택배기사가 제품을 갖고 있는 것 까지 확인하고 담당기사와 통화를 하였습니다.
'수고하십니다. **대학으로 발송된 택배 갖고 계시죠? 언제쯤 전달이 가능할까요?'
통상적인 질문으로 배송약속을 잡기 위해서 물어 봤습니다.
'오늘 저녁 8가 넘어야 그쪽에 배송이 들어갈 것 같은데요.... 고객과 약속을 잡기가 힘드네요'
'아~ 그러세요. 그 제품이 졸업반지라서 꼭 전달되어야 하는데... 부탁좀 드리면 안될까요?'
'네, 제가 그쪽 배송시간이 보통 8시가 넘어야 하기때문에 그 시간대에는 학과 사무실이 문을 닫아서 배송이 어렵네요. 고객과 그 근방에서 만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받으실 분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기사님께 연락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마칠려고 하는데....
' 저~ 졸업반지예요? 제법 금액이 나가겠네요?'
'네, 그렇지요. 왜요?'
'이거 분실해도 보상금액이 최고50만원밖에는 지불이 되지 않아요. 저희도 배송수당이 몇백원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쓸 수도 없구요. 이런 제품이라면 별도로 비용이 조금 더 들어라도 고가품 택배를 이용하시면 좋을 듯 하네요. 저희 배송수당도 높기 때문에 저희도 좀 더 신경을 쓸 수 있구요...'
아하~ 그런게 있었구나,
몇년을 택배를 이용하면서도 몰랐었습니다.
택배기사의 배송수당이 많이 낮아서 고객과 핸드폰 통화 2번하면 손해라고까지 하는 말을 알면서도 몇백만원이 넘는 제품을 달랑 2500원정도의 배송비로 보내곤 했던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 였습니다.
그후,
대한 통운 지점과 협의를 거쳐 모든 졸업반지를 고가택배로 발송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한통운택배에서도 별도 관리 용품으로 취급되여 안전한 배송이 되는 것은 덤이구요^_^
저희도 다음날 조바심을 갖고 운송장 번호를 추적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졌구요^^
더 좋은 것은요~~ 졸업반지를 배달하는 택배사원의 기분이겠지요~~
 
미션 임파서블

보통 2월 17~18일까지면 모든 대학 졸업식이 끝나기 때문에 이 시기 전에 마감될 수 있는 수량까지만 주문을 접수하고 그 이상은 졸업반지 주문을 거절하곤 합니다.
올해도 몇몇 학교는 안타깝지만 거절을 했지요.
그러던 2월 7일. 한양대 국악과 학회장이라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희 관리 파일에는 작년 12월에 중대 작곡과의 소개로 문의가 왔었다는 것이 기록되여 있었고, 그후 아무 연락이 없다가 이제서야!~~~
다행히 졸업식이 2월 18일이고, 2월 16일 상지대 간호학과를 마무리 하면 약간 시간적 여유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중대 작곡과의 소개도 있고 해서 제작중 불량이 생기면 몇사람 것은 졸업식때 받을 수 없을 수도 있으며,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졸업식 당일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로 졸업식장에서 받아야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진행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다음날 전화에서는 졸업식날짜를 잘못알았다고.... 2월 17일이라고,,,,와우~~미치겠네~~
진행하기로 했는데.... 안한다고 할 수도 없고....
하루차이지만, 이 시기에 하루는 일반적인 하루가 아닌데...
어쩔 수 있나요~~
또 추가 밤샘작업을 해야지요~~
오호라~~ 그런데....반지 대금도 달랑 계약금만 입금하고,,,,,
약간의 불안감과 함께 몇년전 기억이 스쳐지나 갑니다. 믿고 보내줬는데.... 없어져버린 경우가 있었거든요.
그후론, 절대 입금전에는 제작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데... 이거 큰일이네~~
입금이 된 후에 제작을 진행하면 졸업식에 맞출수가 없고, 일단은 진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촉박한 시간 탓에 학교 카테고리와 시안을 만들어서 게시하지도 못하고,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온 문구와 협의된 내용을 바탕을 기준으로 진행 방향을 설정하고, 바로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다행이 제작시 문제가 일어나지 않아서 15일 7시경까지 마무리가 되여가고 있는데...상황은 아직 입금전...
오늘 고가택배로 배송해야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데.....
8시까지는 물류창고에 갖다줘야 다음날 배송되는데.....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지면서....마무리가 될지음...
'띰동' 입금했다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와우~~ 007작전을 방불케하는구만~~ 완죤 미션 임파서블이다~~
무사히 물류창고에 접수하고 난 후, 학회장과 통화를 했습니다.
따질려고..... 학회장 왈~~
'전임 학회장이 갑자기 군댈가서 신임 학회장인데.....급하게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아하~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아마~ 최초로 졸업반지를 2번 진행하는 학회장이 될 것 같네요~'하는 덕담으로 웃었습니다.

그후, 17일 졸업식날 오전
'반지가 도착하지 않았어요'
띵~~ 어째이런일이~~
대한통운에 연락하고, 수취인을 확인하는 순간~~
수취인 전화번호가 방금 통화한 사람과 틀리네~~
순간, 불안감이 엄습하고, 틀린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더니...다행히.이번에 졸업하는 전전임 학회장님이셨네.
너무 바빠서 관리파일을 정리하지 못하고, 수취인 이름만 바꿔서 택배 송장을 출력했던 탓입니다.
다행히, 과사무실에 잘 도착되여 있는 졸업반지를 조교가 여럿이라서 신임학회장과 통화한 조교가 '안왔다'고 해서 신임학회장는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알았던 에피소드가 더해졌답니다.

그날 저녁, 다시한번 더 확인전화를 했습니다.
'선배들이 반지 맘에 들어해요^^'
이 한마디가 그 동안의 모든 피로를 싹 씻어 줍니다.

저희는 주문에 의해서 제품을 만드는 제조 업체입니다. 물론, 제품을 만든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자만, 이익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공산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타주의(利他主義)'를 갖고 있으면 일하면서도 행복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만든 하나 하나의 제품이 그 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지요. '선배들이 반지 맘에 들어해요~~'하는 한 마디는 저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고, 저희를 행복하게 하는 바로 그 것이니까요^^

특별히 미션임파서블로 제작된 반지를 착용하시는 모든 졸업생들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이 학교 졸업반지 보러가기
반지 118개를 다시~ 만들다.

사람이 사람의 무게를 느끼는 것은 나이와 상관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졸업식이 한창인 2월 9일쯤이었죠. '서울국제고인데요...'로 시작된 대화가 저희로 하여금 반지 118개를 다시 만들도록하였습니다.
외압이나, 강요도 없이 자발적으로 다시 만들도록 대화를 유도하신 고등학생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물론, 저희의 실수도 있었지만, 저희의 실수에 대한 지적보다는 자신들이 간과한 소홀함과 책임감에 대해서 진솔하게 의견을 주시고, 저희에게 방향을 결정하도록 배려(?)하여 저희 또한 공동의 책임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대화의 기법(?)은 가히 고등학생이라기 보다는 점잖은 장년의 품위를 느끼게 하였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알파벳 하나에 있었습니다.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시안을 넘길 때 GLOBAL을 실수로 B를 빼먹고 GLOAL로 넘겼고, 디자이너는 이니셜이 중요한 제품들이라서 정확히 GOLAL로 디자인 시안을 잡았던 것 입니다. 이 시안이 그대로 웹페이지에 게시되여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체크되지 못하고 실제품이 그대로 만들어 진 것 이었습니다.
졸업식은 이틀후고, 반지에는 알파벳이 하나 빠졌고, 1회인데..... 잘못된 반지를 전달할 수 도 없고.... 결론은 저희는 다시 만들기로 하고, 졸업식후 개별배송은 회장단에서 맡아서 하기로 했습니다.

간혹의 실수는 제법 큰 희생을 낳기도 합니다.
이번 경우도 그렇구요^^
하지만, 그 실수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서 즐거울 수도 괴로울 수도 있겠지요~
마지막 4개의 재작업반지까지 배송하면서 저희는 즐거웠습니다.

모쪼록 실수가 적은 앞날들을 만들어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2011년 3월 18일 아트골드

>>이 학교 졸업반지 보러가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졸업반지 - 3월21일 현재
 

졸업식이 한참 지났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졸업반지가 있습니다.

진행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