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mm 투톤 칠보반지 진행과정

미안함이 천근이 되어
내려 누르고,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피가 베인들 어떠하리
노력 이상이 필요하여
시간과 미안함이
더해만 가는구나

매주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오전은 이 일에만 메달렸습니다.
뜬금없는 생각마저도 혹여하는 마음으로 작업대에 앉게 할 정도로 메달리게 하였습니다.
점 점 더 좋아져 가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결과가 더욱 메달리게 하고 있습니다.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벌써 해결하고도 남았겠지만,
노력 이상의 무엇이 필요한 것이라서
결과물에 대한 검토 후에 무엇이 문제인지를 검토하고
이를 보완 또는 데체할 수 있는 방법이 떠 오르면
또 다시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북하게 쌓여가는 실패의 결과물들과 함께 야속한 시간도 함께가고 있습니다.
많이 좋아졌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이젠, 좀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찾은 듯 합니다.
또 10개의 샘플을 작업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새로운 희망으로 또 준비를 해야 하겠습니다.

2주전에 완성품이라고 생각하는 반지 2개를 먼저 배송하고 통화한 학우가 있습니다.
'괜찮은 것 같아요'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지만,
결코 만족스러운 답변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답변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2주전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했으나,
좋아지기는 했으나, 만족스럽지 못 했으나, 어떻게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그 방향을 잡을 수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또 보완될 수 있는 특성이 다른 안료를 주문하고
미안함을 대신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앞으로 이 페이지에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매번의 실험 결과물을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틀림없이, '아주 예쁘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을 것 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2020년 10월 3일 아트골드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녹색 테두리는 아직 미흡하지만, 비교적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실험 자료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2주전 2개를 완성했을 때의 불량품의 모음입니다.
칠보는 800도의 고열로 소성하기 때문에 14K의 표면이 산화되어 가운데 3개처럼 까맣게 산화피막이 발생합니다.
양쪽 2개는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산화피막을 제거하는 유산처리를 한 후에 최종과정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되어 불량처리한 결과물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이 2개가 2주전에 발송한 제품입니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2개의 노란색이 약간 다릅니다.
이렇게 색이 균일하지 않다는 것은 소성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비해 노란색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부분적으로 노란색이 균일한 색상과 광택이 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이 사진은 지난 주에 실험한 사진입니다.
좌측 3번째 열의 상하 2개는 초기 불량품으로 또 다른 실험을 위해서 노란색 부분을 긁어낸 경우이고, 좌측 1번째 2번째 열은 많이 개선된 상태이고, 노란색의 불균일성이 약간 보이지만 좀 더 개선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입니다.
옆의 녹색은 제법 잘 나온 상태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노란색의 광택이 불균일하고, 흰색 바탕에 검은 기포가 한문 획 가운데 한두개씩 보입니다.
이것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노란색이 광택이 날 수 있도록 소성온도를 유지하면, 흰색 바탕의 안료가 끓어올라 검은 색 기포를 만들기 때문에 흰색을 무시하고 노란색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반면, 녹색은 10시 방향 위쪽과 6시 방향 아래쪽에 녹색 안료가 튀어서 생긴 작은 녹색 스폿을 제외하면 매우 잘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녹색 안료가 흰색 안료와 용융점이 비슷하여 두 안료를 혼합하여 소성하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노란색 안료는 수입 안료를 포함하여 4가지 안료를 실험하였으나, 모두 흰색 안료보다 용융점이 높아 혼합하여 색상을 만들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또 다른 기법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떠 올라 이번 주 10개를 실험하면서 처음 1개를 실험하여 얻은 결과로 환성을 질렀으나, 추가 제작에서는 노란색의 균일성과 광택이 떨어지고 흰색의 과열 문제에 부딪쳐 또 다시 개선방향을 모색해야 하겠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실험들로 새로운 방향을 잡았고,
새로운 방향에 부합하는 안료를 오늘 새로 주문하였습니다.
새로운 안료라서 실험을 해 봐야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그 동안의 실험과 분석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예상됩니다.
기다린 만큼,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틀림없이 좋은 결과로 '최고의 반지'를 만들어 배송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0년 10월 3일 아트골드

2차 새로운 안료 실험

위 사진은 새로 구입된 저화도안료(낮은 온도에서 소성되는 안료)를 이용해 노란색을 표현하였으나, 미세한 부분에서 불량처리된 예의 사진입니다.
노란색이 지금까지 보다는 잘 표현되었고, 흰색부분에 영향이 최소화되면서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800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소성되기 때문에 노란색 표면이 매끄럽지 못했고, 얇게 덧칠한 것과 같은 표현이기 때문에 약간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렇지만 고온으로 융착시킨 안료인데.....
잘 표현만 된다면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고, 완성된 2개를 활용하여 완제품을 만들어 봤습니다.

'색이 균일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노란색이 서로 다른데요.'
'노란색이 엷은것 같아요.'
등의 의견이 나왔습니다.
'좋은데요!'를 바라고 완성품을 만들었는데, '좋다'는 품평은 나오지 않고 여러가지 단점들만 지적되었습니다.
노란색이 불균일한 것과 엷은 것은 광택과정에서 닳아서 생긴 현상인 듯 합니다.
저화도 안료로 소성하였기 때문에 금부분을 광택을 내는 과정에서 같이 닳아 엷어지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파악됩니다.
이렇게 닳아 엷어진다면 이 안료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입니다.
여러 날을 고민하면서 또 다른 대안을 찾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8개의 모든 노란색 안료를 늘어놓고, 각각의 안료를 소성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2가지 안료는 몇몇 이유로 노란색 소성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서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소성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흰색이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에 노란색이 녹아내리는 안료가 이 두가지 중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렇게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또 다른 실험을 진행할 방향을 잡았습니다.
마크의 프레임 부분에서 보완할 점을 디자이너에게 변경하게 하여 새롭게 프린팅하였고, 3번째로 변경된 프레임으로 새로운 실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만들어지는 칠보는 '얼마나 예쁜지!' 만들면서도 기분이 좋아질 정도입니다.
이렇게 예쁜 반지가 만들어질 수 있는 여러가지 보완점을 마련해 준 것이 투톤 마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톤 마크를 만들기 위해서 좀 더 디테일한 용융점을 찾고, 산화된 피막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전체적인 기술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 반지처럼 예쁘게 표현될 수 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내일이면 또 새로운 프레임으로 만들어진 투톤 마크가 금으로 나올 예정이고,
이를 다듬고 새로운 안료로 착색 실험을 할 예정입니다.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2020년 11월 18일 아트골드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월, 2월
여기까지 오는데 7개월이 걸렸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칠보는 색상마다 용융점이 미세하게 다릅니다.
노란색을 채우고 흰색을 채우는 작업도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서로 다른 색상이 거의 동시에 유리막 표면을 형성하는 용융점에 도달해야 하기 때문에 이 포인트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흰색 칠보에는 미세한 반점 하나도 불량이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안료 알갱이 하나, 산화물 피막 하나도 들어가면 안되기 때문에 수백개의 불량을 무릅써야 했습니다.
갓난애를 다루듯 조심 조심 완성한 것이 10개에 1~2개였습니다.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출고하지 않았고, 이렇게 완성된 1~2개가 한 주에 한번씩 출고되었고, 주문한지 7개월이 지난 후에야 마지막 2개를 완성하여 마무리하였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해서 너무 미안해 사은반지를 곁들여 발송했지만, 오래 기다려주신 이대 학우 고객님들께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흰색이 베이스가 되는 투톤반지는 진짜 어렵습니다.
기다려주시지 않았다면, 포기했을것 같습니다.
지난 7개월간 거의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투톤 칠보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완벽하게 칠보를 완성하고도 불량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완벽하게 칠보 마크를 완성하면 Perfect Arch의 링반지에 결합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매끄러운 흰색 도자기처럼 아름다운 칠보 표면 - 정말 이쁩니다!!!

스스로 감탄하면서~ 현미경으로 잡티나 불량이 없나 다시 한번 더 확인합니다.
다음 단계는~
산화된 14K 한문과 몸체가 제 색깔을 갖을 수 있도록 후처리를 한 후에
몸체에 결합하기 위해서 레이져로 용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어째 이런 일이~~' 잡티하나 없이 완벽했던 흰색이였는데, 유리창에 금이 가듯이 미세한 실금들이 한문 주변에 몇개가 존재합니다.
마지막 3개를 완성하여 오늘 출고하려고 했는데....
휴~
마크가 표현된 코인과 몸체가 정확하게 결합되기 위해서는 레이져 용접을 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높은 열이 칠보에 전달되었나 봅니다.
차가운 유리가 순간적으로 뜨거운 열을 받으면 크랙이 생기듯... 칠보도 유리의 일종이라 용접시 발생하는 열이 흰색 칠보에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레이져 용접은 금이 녹을 수 있는 1500도 이상의 작은 스팟으로 부분적으로 가열하여 용접을 하는데, 이 작은 스팟도 여러번 반복하면 용접열이 축척되면서 무척 뜨거워집니다.
일상 생활에서야 반지에 300도 이상의 열이 가해질 일이 없겠지만,
안쪽 결합 부위를 좀 더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 욕심을 부려 여러번 반복하여 스팟을 때린 것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후~
다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꽃잎 속살에 까만 반점은 칠보 알갱이 한 알이 떨어져 녹아붙은 반점인데, 출고시에는 제거하고 출고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젠, 투톤 칠보를 거의 완벽하게 표현하는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오래 기다리고 계시는 식품영양학과 3분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2021년 2월 23일

우~ 하~ 하~ 하~
드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다!!!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아름다운 보석을 연마해 본 사람이라면,
도둑질은 이해한다고 합니다.
돌맹이를 깎아 보석을 만들다 보면,
희뿌연한 색깔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내재된 아름다운 색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석연마인데,
너무 예쁜 천연의 색상을~
겉으로 보이는 것 뿐 아니라, 10배율의 돋보기로 들여다 보는 영롱한 보석의 색깔은~
보석을 연마하는 사람이 빠져들 정도로 아름다운 색을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인에게는 최상급 AAAAA 칼라를 갖는 보석보다 한 수 위의 등급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런 보석을 만나면,
내 곁을 떠나게 하고 싶지 않아서 훔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극 최상급의 보석은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에메랄드에서는 천상의 봄을 느끼고,
루비에서는 피보다 진한 열정을 느끼고,
사파이어에서는 지성마저도 멈추게하는 Blue를 느끼게 한다니~~~
이런 색깔을 만나보지 못 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표현이겠지만,
직접 느껴본 사람들이 최대한 표현 가능한 수식어를 붙인 말들이지요.
이런 느낌을 투톤반지를 만들면서 느꼈습니다.
영롱한 하얀 도자기 표면 위에 황금색으로 빛나는 한문의 한 획 한획을 가공하면서
'야~ 참 이쁘다'
이렇게 아름다운 흰색을 칠보로 만들다니!!!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이 반지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아직은 흰색 바탕에서만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녹색 띠 부분은 흰색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수준까지만 용융시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색 띠 부분에 집중하여 용융시키면 흰색이 과열되어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부끄럽지 않게 선보일 수 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졸업반지

오래 기다려주시고,
부족한 부분을 이렇게 나열했음도 불구하고
재 주문을 해 주신 여러 이대 학우님들의 덕분에
여기까지 도달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3월 30일 아트골드
이 반지는 의상학과에서 2021년 3월 5일 주문한 반지의 완성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