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를 어떻게 출력할 것인가?

원하는 호수에 맞춰 반지를 출력하는 방법에 대한 얘기

원본을 만들기 위해서 출력한다면, 약간의 호수 차이는 별 문제가 안될 수 있습니다.
반면, 1호수 이상 호수를 변경하면 디자인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디자인을 출력해야 한다면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처럼 직접 출력물을 주조하여 제품을 만드는 경우라면, 이 문제가 세공과정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반지를 수직으로 출력하느냐? 수평으로 출력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문제를 캐드 설계치에서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경험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빛이 문제라는 말을 기억하시나요?

레진의 특성 이해에서 다뤘습니다.

OOC = Opacity Over Curing 라는 용어를 붙이면서 설명한 부분을 기억하시나요?
이 문제가 정확한 호수의 반지를 만드는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부분입니다.
레진의 투명도(Opacity)가 원인이 되어 원하지 않는 부분에 추가(Over)되어 경화(Curing)되는 현상을 지칭하는 우리가 만든 말입니다. 이 현상은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가 사용해 본 모든 레진에서 발생했습니다. 셋팅될 단면의 첫번째 레이어가 조형되고, 2번째 레이어가 조형될 때 첫번째 레이어 윗면에 고여있는 레진의 일부가 투과되는 빛의 영향을 받아 추가로 굳어져 붙게 됩니다.
이 영향때문에 정확한 치수로 반지를 출력할 때, 수직과 수평으로 출력할 때 각기 다른 수치를 적용해야 하는 원인이 됩니다.
정확한 내용은 아래에서 별도로 다루겠습니다.

석고 매몰제 변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작은 변수이지만 생각해야 합니다.

그림의 빨간 원이 메몰제라고 가정해 봅니다.

확대해 보면, 메몰제와 메몰제 사이의 공간이 발생할 것이고, 이 부분은 주조시에 메탈로 채워질 것 입니다.
석고가 아주 미세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약간의 오차를 발생시키는 원인중에 하나입니다.

세공 변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세공으로 0.06mm가 날아간다!!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변수이고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주조된 표면으로 세공했을 때, 광택 직전까지 대략 0.06mm의 표면 두께가 세공으로 날라갑니다.
이 수치에 랩가공, 광택가공등의 추가 가공 수치가 더해져야 하지만, 대략 0.1mm이내에서 세공과 관련된 가공으로 치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호수를 잡는 변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가장 큰 변수이고, 잘 고려해야 하는 변수입니다.

반지의 호수는 1차 세공후에 맞추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출력시에 정확한 형태로 조형되었다고 할지라도, 주조와 석고를 터는 과정에서 수압이나 충격으로 형태의 변형이 발생합니다.
반지의 호수를 잡는 과정에서 호수와 함께 반지의 밸런스까지 잡아야 하기 때문에 이 변수가 고려되지 않으면 원하는 호수보다 훨씬 큰 반지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대충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주고, 세세한 부분은 세공사가 알아서 해 주길 원한다면, 세공을 해 본 후에 디자인을 배우시길 추천드립니다.

수직 출력시 고려해야 할 사항

OOC의 덧살을 이해해야 한다.

빛이 문제라는 부분에서 이야기했듯이, 반지를 수직으로 출력했을 때의 OOC의 영향으로 추가될 수 있는 덧살(녹색부분)부분을 극단적으로 예상해 보면 위 그림과 같습니다.
레진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모든 레진 기반의 광조형 방식의 3D 프린터에서는 나타나는 현상이고,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이 변수가 고려되지 않으면, 세공 과정에서 많이 깎아내던지? 아니면 호수 조정시에 좀 더 크게를 조정해야 합니다.
많이 깎아내야 된다면, 세공사는 이렇게 투덜거릴 것 입니다. '3D 프린팅으로 만드는 반지는 손이 많이가!! 예전 방식이 훨씬 좋아!'
호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면, 어떤 디자인은 보석의 셋팅 치수가 달라질 수 도 있고, 디자인의 일부분이 원래의 형태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디자이너의 과실(?)입니다.

OOC를 이해했다면, 어떻게 호수를 잡아야 할까요?

모든 변수를 고려하면 이 문제를 정확히 해결할 수 있을까요?
디자인에서 출력, 세공까지 완제품을 만들어보지 않으면 답을 얻기 힘들고, 한두개 시제품으로 이 해답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우리도 이 변수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수천개의 출력물을 버려야 했으니까요.
아래 내용은 우리의 경험담이고 실무에서 사용하는 내용이지만, 레진의 종류에 세공 방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반영하고, 이를 기준으로 본인에게 맞는 출력 방법 노하우를 만들면 정확한 완제품에 맞는 호수로 디자인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위 그림은 KS규격에 맞춘 1호에서 30호까지의 반지 안지름 규격에 맞춘 CAD Front View 입니다.
이렇게, 호수 기준을 캐드상에서 레이어로 만들어 두면, 편리하게 디자인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이라이트 된 단면의 반지를 10호로 만들고 수직 형태로 출력할 예정이라면, 정호수에 반지 안쪽을 맞춰 디자인 합니다.
이렇게 출력하면, OOC로 인해 붙은 덧살때문에 레진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주조까지 진행하면 대략 1호수 정도 작게 나오고, 이 정도면 주조, 세공, 호수맞추기 작업으로 정확한 호수의 반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래 다운로드 링크는 위 내용이 담긴 라이노 파일(Rhino 4이상)입니다.

수직호수 파일 다운로드
수평 출력시 고려해야 할 사항

OOC가 호수 부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호수에 해당하는 반지 안쪽이 XY평면에 수평으로 놓여 출력되는 경우에 해당되는 사항힙니다.
OOC는 빛의 수직방향인 Z축에만 영향을 미치므로, 반지 안쪽이 수평일 경우에는 호수에 해당하는 부분이 OOC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호수 구분의 원리를 알고 있나요?

KS규격으로 호수를 정한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직경 13mm를 1호수로 하고, 1mm를 3등분하여 13mm-1호, 13,33mm-2호, 13.66mm-3호, 14mm-4호, 이런 식으로 직경 0.33mm의 간격을 주어 한 호수의 차이를 구분하였습니다.
0.33mm!!
이것이 우리가 고려해야 할 반지 호수 차이의 값입니다.
수직출력처럼 생각하고, 1호수 작게하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작게 나옵니다.
레진은 금속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 유연하여 호수를 측정해보면 0.5호정도는 힘을 주면 측정 가능한 영역에 들어오기 때문에 측정값이 정확한 값이라고 규정하기 힘든 문제도 있고, 메몰제에서 발생하는 오차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출력값은 실제 금속으로 주조된 후에 그 측정 값을 반영하여 방향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험상 이렇게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노하우(Know how)라는 말을 이때 사용합니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지식이 이 경우에 해당됩니다.
아래 내용은 전적으로 우리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료이기 때문에, 프린터와 레진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참고하여 본인의 노하우를 얻는데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이 반지를 만든다는 가정 하에서 출발하겠습니다.

360도 빙 둘러서 보석이 셋팅된 이터너티 반지이고, 우리가 제작한 실물입니다.
이 반지를 수직으로 세워서 출력한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최종 결과물은 최악의 상태가 될 것 입니다.
가장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수평 출력을 해야하는데, 우리가 고려했던 변수와 방법을 제시해 드림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드시는데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이 방법은 규칙이나 정답이 없고, 우리의 가공 환경과 변수가 고려된 다분히 주관적인 방법임도 안내드립니다.

수평 출력에 맞는 호수 커브를 잡는다.

수평 출력으로 호수를 잡을 때는 세공여유, 주조 매몰제에 의한 약간의 축소, 정확한 반지 호수를 잡기 위한 여유등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 수치를 머리로 계산하면, 0.1mm는 세공여유가 있어야 겠고, 호수를 잡는데 0.1mm 정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주조 메몰제로 인한 반지 안쪽의 수축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면 기준 호수의 수치보다 0.2mm는 작게 만들어야 완제품에서 정확한 호수를 만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반지는 만들어졌습니다.
모제작된 모든 제품을 폐기했습니다. 보석 세팅 부분의 원의 일부가 타원으로 나왔거든요.
어떤 문제 때문일까요?
각각에 피요한 변수도 고려했고, 계산에 필요한 모든 수치도 반영했는데....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호수를 맞추고 수평 밸런스를 잡기 위한 후 공정하나 뿐인데.....
이터너티 반지의 특징 아시죠? 306도 보석이 셋팅되어야 하므로 셋팅 간격이 균일해야 하고, 지나치게 호수를 늘리면 형태의 변형으로 완제품 품질이 저하된다는 것을요.
0.2mm 여유를 0.1로 줄여보고, 또 줄여보고, 또 줄여보고, 최종은 0.02mm까지 줄여본 뒤에 안정화 되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수치입니다.
줄질로 줄어드는 두께만도 0.06mm인데...
이 부분은 측정해 보지는 않았지만, XY평면이 조형될 때, 주변 경화 현상으로 약간 더 넓게 경화되는 현상의 발생하는데 이 미세함이 주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수치는 측정하기 매우 까다롭습니다.
레진이 소프트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레진의 출력값을 0.1mm이하의 측정값으로 측정하기 매우 까다롭다는 점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까지 고려되어 최종값은 0.02mm 작게 하면 적당하다라는 것이 경험치입니다.

수평 출력시에는 아랫부분에 덧살을 붙여야 합니다.

아래 덧살은 0.05mm 정도를 덧붙여 출력합니다. 3D 프린팅의 최종 출력면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서포터가 달린 반지의 반대편 단면은 OOC로 약간 덧살이 붙을 것이고, 서포터를 잘라낸 흔적까지 세공되어야 하기 때문에 0.05mm정도의 덧살을 덧붙여 세공 가공 여유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실무에서....

모델링만으로 제품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여기까지 수직과 수평 출력시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디자인에 따라서, 디자인 단계에서 부터 어떻게 출력할 것인가?를 고려하고 설계되어야 하기 때문에 레진부분에서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추가적으로 어떻게 설계해야 할 것인가?
발의 크기는?
발의 높이는?
적절한 세공 여유는?
보석과 보석 사이의 간격은?
밴드 부분의 최소 두께는?
등등....디자인에서 고려되어야 할 설계치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허락하는데로 실무완 관련된 콘텐츠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